산행일시 : 1013. 8. 19(월)
산행코스 : 유명산 매표소- 2.2-유명산-1.7- 대부산갈림길-3.1- 배너머고개-1.3- 숫고개-1.7- 어비산-1.2-유명산,어비산 갈림 계곡-3- 유명산주차장
유명산 계곡은 용문산 정상에서 군생활 할 때 여름이면 고참들 여러명과 같이 꽤나 들락거렸던 계곡이다.
군바리가 왠 계곡놀이냐 갸우뚱 하겠지만 그 사정이 이렇다.
나는 3조 5교대로 돌아가는 교대근무조의 맨 쫄따구였다.
쫄뵹들은 외출,외박을 그리며 군생활 하루 하루를 버티며 살지만 자칭 하나님과 동기동창이란 고참들은 내무반 생활에서 실제 신의 대우를 받기 때문에 특별한 껀수가 없으면 외출,외박을 나가지 않고 쫄병들을 장난감 삼아 내무반에서 뒹굴며 지냈다.
"계곡에 가면 여대생들이 많이 놀러 오더라" 라는 정보를 이 똘고참들이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시도 때도 없이 내려 가는데 그냥 내려 갈 수 있나?
쫄병들을 시켜 급양반 공팔이로 부식물을 바리 바리 싸짊어 지고 지들은 맨손으로 털레털레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1150m 고지에서 도로를 따라 내려와 공군 차량점검 시설이 있는 600m고지부터 계곡으로 접어드는데 당시에는 폭 작은 희미한 소로가 있었고 풀로 뒤덮여 잘 보이지도 않았다.
내려가는 것도 힘들어 소로를 따라 땀을 비질비질 쏟으며 계곡을 내려가다 보면 계곡이 깊고 너덜길이 험하여 상류에는 남자들 또는 남녀 동행인들만 올라와 있고 여대생들은 하류쪽에나 자리잡고 있었다.
그 옆자리를 비비고 들어가 술마시며 놀다 오는데 고참들은 잘 먹고 잘 놀고 올라 오느라 힘들었으니 그냥 쫙 뻗어버리면 그만인데 쫄병들은 뒷 마무리로 또 시달린다.
그때는 그 계곡이 유명산 계곡인지 몰랐고 용문산 계곡이라 생각했었다.
유명산도 용문산에서 흘러내린 한 봉우리로 알았을 뿐 유명산이라는 것은 오래전 지인과 유명산행을 한 후 알았다.
그 악몽 같으면서도 그늘 많고 벌레 없던 좋은 계곡으로 기억되던 곳을 옆지기와 다시 간다.
옆지기는 몇 달 만의 산행이라 앓는 소리를 하지만 난 건성으로 듣는다.
초반에야 힘들어 하겠지만 내가 치쳐갈 즈음엔 살아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유명산에서 배너머고개로 이어지는 고원지대의 풍광을 보면 피로가 달아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새벽까지 내린 비로 숲이 질퍽하게 젖어있고 기온이 높아 유명산 오름길에 많은 땀을 쏟아내기만 높은 습도로 가슴이 트이질 않는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 첩첩이 아름다운 산그리메는 없지만 지근 조망은 아쉽지 않다.
영글지 않은 갈대로 덮인 초원이 시원했고 계곡에서의 콩국수 맛을 잊을 수 없다.
유명산 정상에서 15분 쉬고, 갈대언덕 불의여신 세트장에서 10여분, 콩국수 삶아먹는데 62분, 어비산 정상 15분, 계곡알탕 40분, ....까지는 좋았는데...
밧데리 방전으로 주차장에서 한시간 정도 가을볕 징허게 쬐인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마유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유명산은 산 이름으로 널리 유명해진 산이다. 원래 지형도 상에는 산 이름이 없었던 것을 1973년 엠포르산악회가 국토 자오선 종주 등산 중 이산에 이르자 당시 일행이었던 진유명씨의 이름을 따라 산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러나 옛 지도에는 이곳 일대에서 말을 길렀다 해서 마유산이라는 산명이 분명히 있으나 지금은 유명산으로 통칭되고 있다.)-가평군 안내서 펌-
▲ 한강기맥 갈림길 삼거리...좌로 소구니산, 위로 유명산
유명산을 내려오면 흙길 임도가 길게 배너머고개까지 이어 집니다.
처음엔 즐겁지만 무척 지루합니다.
임도를 걸으며 옆지기와 난 각자 다른 생각에 잠겨 말 몇마디 없었습니다.
▲▼ 요것들이 멀리 가더니 우리 둘이가 거시기로 보였는지 울 주위를 한번 훑고 지나갑니다.
난 ! 돈두 없구! 깡두 없어 ! 그거 못타요 !!
예전에 고냉지 배추밭이었는데 지금은 버려져 있네요.
갈대평전... 앤 있으면 늦은 가을에 한번 오면 뼝~~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불의 여신 드라마 세트장. 전 그 드라마 한번도 본 적이 없습네다. ㅠㅠ
▲양평 백운봉이 희미하게 조망되고.... 용문산은 아직도 희미합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능선길이 오대산 두로봉까지 이어지는 한강기맥 능선 입니다.
▲ 배너머고개.
좌로가면 용문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군사도로와 어비계곡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우측으로는 꼬불 꼬불 내려가면 양평 옥천면으로 이어지고 더 가면 아신역이 나옵니다.
우리는 좌측으로 가다가 어비산 능선으로 오를 겁니다.
▲ 30년 하고도 몇년 더 된 지난 세월때에는 앞에 보이는 것들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펜션도 생겼고...한마디로 쥑이는 곳 입니다.
지금부터 국수타임..... ㅎㅎㅎ
국수 조금 가져 오랬더니 깜빡 잊고 가는 길에 수퍼들려 사 왔는데.... 꺼내보니 헉 ! 1kg...
여름날 물 500mg도 줄일려고 머리 굴리는데 ... ㅠㅠ
얼려온 콩국물에 배 터지게 먹고... 터질뻔 하게 먹고....
직진하면 공군부대, 좌측으로는 숫고개 길... 예전에 없던 길 입니다.
20대때 넘나들던 그 길이 새롭습니다.
▲ 임도를 따르다 반사경에서 좌측으로 들어왔습니다.
▲▼ 한동안 희미한 길을 헤치다 능선으로 올라 붙습니다.
길이 없을 듯 한 길을 헤메고 나니 길이 보입니다.
▲▼ 805m헬기장에서 바라 본 용문산과 백운봉
▲▼ 어비산은 계곡에 고기가 많아 펄떡거리며 뛰는 모습이 하늘로 오라가는 모습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잠시 쉬고... 급경사 하산길에 만난 계곡
물 좋고... 물 좋고.... 물 진짜 좋고....
▲▼..요 지점에서 홀라당 알탕.(월요일이라 인적이 없었음. ㅎㅎ)
즉... 선녀와 나뭇꾼?(no) 선녀와 선남(ok)
차 문을 잠갔다가 날이 뜨거워 창문틈을 조금 열어 놓는다는 게 창문 열고 키를 on상태로 그냥 뒀어요.
보험사 출동서비스도 도심지역이 아니라 시간이 꽤 걸립니다.
이젠 이런거 갖고 우린 안 싸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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