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정맥/낙동정맥(終)

낙동정맥 8차 산행 (피나무재-질고개-통점재-가사령-성법령)

수정신 2013. 5. 5. 17:27

 

산행일시 : 2013. 05.04(토)

구간경로 및 거리 : 피나무재-7.6-질고개-8.9-간장현-1.6-통점재-3.1-보현지맥분기점-1.5-가사령-3.1-709봉(헬기장) -0.4-성법령

                        피나무재 08:46분 출 - 성법령 16:23분 착... 26.2km.(gps)

 

참 오랜만에 낙동길을 떠납니다.

낙동정맥에서 가장 많이 거치는 도시는 안동이 아니가 싶습니다.

안동은 낙동정맥길과 무관하지만 낙동길을 가려면 안동을 통해 영양과 청송의 한티재, 창수령, 황장재 피나무재로 연결해야 됩니다.

낙동정맥은 접속로의 교통도 수월찮지만 언제부턴가 마눌과 같이 다니다 보니 이젠 혼자 산행하기가 싫어져 같이 떠날 수 있는 날을 잡다보니 벌써 7개월이 지나버렸습니다.

당일산행으로는 다녀오기 힘든 곳, 산악회를 이용하지 않고는 무박으로도 다녀오기 힘든 곳.

함께 이틀을 비우려니 시간이 계속 어긋납니다.

점심을 먹다가 뜬금없이 "나 낙동 한구간 갔다 올까?"..... 망설임도 없이 갈려면 가랍니다.

부랴부랴 짐을 꾸려 동서울터미널에서 안동행 20:30분 버스에 오름니다.

   

안동터미널에 도착하니 23:30분.... 택시로 안동역 부근의 사우나찜질방에서 눈 붙이고 안동터미널에서 영양,수비행 06:05분 첫차를 타기위해 04:40분에 기상.

택시로 안동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매표를 하려고 보니 06:05분발 영양,수비행 첫차가 06:40 분으로 변경되어 있습니다.

여러 검색을 통해 06:05분 영양행 버스를 타고 한시간 소요되는 진보에 내려 진보에서 이전마을(주산지)행 07:30분 발 첫차를 타는 계획이었는데 버스시간 변경으로 진보에 도착하면 07:40분, 이전마을행 버스는 07:30분... 버스는 이미 10분 전에 떠났을 시간이니... 이거 큰일 났습니다.

오늘은 산행거리가 길어 계획대로 해도 발바닥 불나도록 걸어야 하는데 진보에서 07:30분차를 못타면 청송이나 주왕산가는 다음버스를 타고가서 택시나 히치를 하여 들머리인 피나무재로 가야 합니다.

예정이 조금 틀어졌다고 안동찜방에서 쪼그려 자고 집으로 올라 갈 수는 없습니다.

터미널 식당에서 조식을 하고 구내 매점에서 찹쌀떡 몇개를 사 넣고 06:40분 영양행 버스에 오름니다.

  

얼래?...리무진?.. 낙동을 오가느라 안동-영양을 운행하는 완행버스를 여러번 탔었는데.... 딱딱하고 털털거리는 고물버스로 기억되는데 왠 28인승 리무진?

고속도로를 뛰다가 연식을 2년여 가량 앞두고 시골로 낙향한 버스랍니다. 

기사님에게 진보에서 07:30분발 버스를 타야하는 사정을 말하니 쿠션좋은 리무진이 왕년의 기능을 보여줍니다.

과속에? 추월...추월... 멋진 코너링... 진보터미널에 내리니 07:32분. 막 출발하려는 이전(주산지)행 버스에 표도 끊지 못하고 오릅니다

이른 탓인지 몇 안되는 승객은 청송에서 내리고 새 승객이 다시 타고, 주왕산에 이르니 다 쏟아져 내리고 나니 이때부터 차 안에는 기사님과 나 둘 뿐입니다.

뼈대 굵고 왕주먹 코의 얼굴에 무뚝뚝한 말투, 내가 한마디 하면 한마디 대답하는 표정없는 모습에서 고목에 기대어 살 그 아내분이 그려집니다.  

주산지 전(前) 부동면(=이전마을)에서 하차합니다.

둘러보니 파출소도 있고 명색이 면이라 택시가 몇대쯤 대기하고 있으려니 했는데 개짖는 소리도 없는 조용한 시골입니다.

앞전 피나무재에서 타고왔던 부동택시에 전화하니  한 시간 가량 기다려야 하니 청송택시를 이용하라는데 청송에서 택시가 오면 요금은 얼마나 하냐고 물어보니 약 40,000원 한다고 합니다.

일전에 피나무재에서 주왕산까지 20,000원에 오지 않았냐, 되 물으며 어쩌저쩌 하는데 이때서야 명함에 써 있는 부동,부남택시는 사실 부남택시이며 부동면과 부남면의 거리가 상당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이전마을에서 피나무재까지 거리가 멀지 않으니 걸어가시라...

ㅎㅎ 나 죽일 일 있소?

오늘 산행거리가 만만찮은데 포장도로를 걸어 걸어 접속로까지 ...ㅎㅎ

도로가에서 팔을 쩍쩍 벌리며 히치하는 간절함을 이해하는 화물차량을 얻어타고 피나무재까지 올라 갑니다.

 

08::47  피나무재에서 산행길에 오르는데 마음이 조급합니다.

상경하는 교통편이 끊기지 않는 시간에 하산해야 하는데....

 

요즘은 대간이나 정맥산행도 독도법이나 지형도를 몰라도 산행에 지장이 없습니다.

길도 잘 나 있고 주의 할 갈림길 포인트마다 시그널이 무당집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어 조금만 주의하면 길 잃을 염려가 없습니다.

그림지도 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구간은 엉뚱한 곳으로 빠질 수 있는 곳이 몇몇군데 있습니다. 

홀로가는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보면 엉뚱한 길로 접어들어 바닥까지 내린 후 산행을 포기했네, 다시 정맥길로 오느라 죽을똥 쌌네..하는 후기들이 특별히 많으니 갈림마다 주의를 해야 합니다.

이번 코스는 아고 아고 힘들어 할 즈음에 평탄한 육산길이 이어지고 이렇게 편안하게 가도 되나? 싶을 즈음에 낑낑거리는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산길입니다.

험한 산이나 동네 뒷산이나 매번 힘들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집에 일찍 올라와야 하는 사정이 있어 가사령에 도착하여 잠시 고민을 합니다.

예서 마치고 상옥마을로 가서 버스를 타고 올라갈까... 하다가 다음 구간을 좀더 수월하게 가고자 2.9km 거리의 성법령까지 진행합니다.

가사령에서 오르니 발길은을 더디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드릅도 보이고 드릅이 보이니 여리게 올라오는 단풍취도 보이고 삽주도 눈에 띕니다.

정말 많아서 눈에 뜨이는건지, 다 왔다는 마음에 국기가 풀려서 그런건지 그리 힘들지 않게 7성법령으로 내려가는 709봉에 도착합니다.

성법령은 상옥마을과 기계면 사이에 있는 2차선 포장도로의 고개입니다. 

화장실과 주차장이 있는 성법령에 내려서니 마침 기계면 방향으로 가는 1톤 화물차가 있어 부탁하니 그냥 떠나버리고...

기계면 택시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성법령↔기계면 \30,000.기계택시:054-246-8151)

맞은편에서 내려오는 부부산객이 있어 기계면까지 부탁을 하니 흔쾌히 태워주십니다.

오기전에 기계면택시와 성법령에서 기계면까지 요금을 흥정했었는데 막상 내려오며 보니 거리가 무척 멀더군요.

차에서 두런두런 얘기중에 두 부부가 산행을 무척 즐기시는 분이라는 것, 종주산행도 자주 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귀가 코스는 기계면에 내려 버스를 타고 포항- 서울로 오는 것인데 이 부부의 집이 포항이라 고속버스터미널까지 태워주십니다.

포항이라도 집방향과는 다른데 일부러 터미널까지 태워주심에 너무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를 표하려 했으나 극구 사양하시니 그 고마움을 간직하여 다른 이들에게 배로 갚을 것을 약속 드립니다. 

(권해주신 포항방면의 비바종주는 맥산행을 마치고 시간내서 다녀 오겠습니다.)

 

피나무재~성법령.gpx

 

▲ 05:00 안동역 ... 부근에 해장국집은 있는데 손님이 없어선가 ....이곳 저곳 헤메다 그냥 터미널로 갑니다.

 

영양,수비행 버스는 진보를 거치는데 진보면은 청송군에 속하지만 이 지역 교통의 중심지 입니다. 

피나무재. 개구멍 들머리

▲ 첫번째 만나는 임도... 임도는 한동안 정맥길과 나란히 가지만 임도는 산의 굴곡을 다 거치므로 능선으로 오르는 것이 빠르고 편합니다.

나도 잠시 임도를 따르다 산속으로 스며듭니다.  

▲ 인도길 좌우측으로 쪄들지 않은 상큼한 민들레가 널려있어 민들레나 한베낭 담아갈까 생각도 해봅니다. 

자작나무 숲도 지나고.... 

 

지형도에는 없는데 평두산 이랍니다. 산행을 하다보면 서래야 표지가 꽤 있습니다.

고찰에 의한 것이라면 존경할 분이지만 사료에 의하지 않은 본인의 주장이라면 좀 문제가 있겠죠?

토박이들도 모르는 이름을 이분은 많이 아십니다. 그래서 이 분... 논란이 많습니다.   

아시죠?... 서래야는 충남 서천군에서 등록한 그 지역 상품의 공동 브랜드라는거....    

 

질고개는 ....▼동쪽으로 포항과 ▲서쪽으로 청송군을 잇는 고개.

 

질고개를 지나며 조금 길게 오른다 싶을때쯤 산불감시초소가 나오는데 활짝열린 문 안으로 깨끗하게 정돈된 살림살이가 보입니다.

잠시 들여다보니 세간살림에 각종 사전과 책이 쌓여있고..

이분 어디를  가셨나? 초소 주변으로 드릅순이 먹기 좋을만큼 탐스럽게 자랐습니다.

잠시 조망을 즐기며 간식을 먹고 길을 가는데 300여m를 갔을까? 감시원 아저씨와 조우하여...

사람이 그리운지 ...난 갈 길이 먼데... 조망없는 지역을 지나면서 힘 남아 있을때 빨리가야 하는데... 지체를 합니다.

잠시 담소를 나누다 부랴부랴 떠난다.      

 

 

 

 

 

 

 

 

잠시 양잔디 같은 부드러운 초지도 지납니다.

▲▼ 좌측으로 가야하는데 간장지를 보이나 하고 올라보지만 잡목으로 희미하게 보입니다. 

 

간장현... 이름의 유래를 모릅니다. 간장현(600m)... 청송군 부남면 이현리의 간장마을과 간장저수지 방면으로 연결된다는 것만 압니다.

 

통점재 

▲ 가야 할 성법령은 도로를 건너 좌측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이정표는 내가 내려온 방향으로 표시되어 있네요.

혹시 돌아서 가는 코스?... 다른 성법령?...이해 해보려 했으나 이 방향으론 도로나 임도, 오솔길도 없습니다.

잘못된 표지기 같습니다.

 

▲ 봉우리는 두루뭉실한데 오르느라 힘들었던 776봉.

이곳에서 좌측으로 꺽어지는데 직진길도 뚜렸하여 그 길로 빠지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ㅎㅎ

 

 

 

▲▼ 지맥갈림길인 744봉 입구 입니다. 744봉은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내려갑니다.

양쪽으로 표지기가 달려있는데 어느쪽이 낙동길이고 지맥길인지는 표시되지 않았고 오히려 팔공지맥 방향으로 더 많이 달려 있습니다.

알바 많이하는 곳입니다.

 

모처럼 좋은 소나무 숲길..

 

낙엽송 전주대가 아직 남아있어 남겨봅니다. 낙엽송...참 질기고 야물은 나무죠

예전엔 전신주뿐 아니라 건축자재, 철도침목은 이 나무로 사용했습니다.

가사령.

 

이름 모르는 들꽃...무척 예쁩니다....아~ "홀아비꽃대"랍니다(13.5.16)

 

709봉 헬기장

 

 

성법(省法)령..

조선시대에 부곡部曲이 있었던 지역이란다. 부곡은 신라시대부터 조선말까지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던 일종의 집단 수용지로서 주로 천민이나 노예, 반역민등을 수용하여 출인을 통제한 상태에서 무기,농기구,유기,자기,토기등을 생산하던 일존의 공업단지였다. 성법리는 옛날 역모죄로 몰린 사람들이 천민으로 격하되어 이곳으로 수용되어 법을 반성하라는 뜻에서 성법이라 하였다고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포항지명 유래집,,,포항시 간행)

▲ 기계면방향

▲ 상옥리방향

피나무재~성법령.gpx
0.43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