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3-상봉-1.5-신선봉-3-대간령-3-마산-2-눈물고개-3.5-진부령 16km
속초시내 사우나에서 잠을 잤지만 술마시고 늦게 들어와 떠드는 사람들 덕에 가사상태로 잠을 잤습니다.
이놈의 감기는 떨어지기는 커녕 조금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03:40분에 일어나 24시 김밥집에서 순두부로 식사를 하고 김밥 세줄을 포장하여 택시를 타고 미시령으로 향합니다.
미시령휴게소에서 04:30분에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도착하니 04:40분. 10분 늦었습니다.
마등령에서 만났던 김소장님 부부가 저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두 부부가 오붓하게 산행을 하는데 괜히 끼어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블로그에서 뵙던 분들을 우연히 만나게 된 것과 대간졸업 일정이 같은 날이라는 것.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게 보통 인연이겠습니까.
그러나 사실... 두 분이 실제 부부로 보였으면 전 혼자 갔을 겁니다.ㅎ~ 농담이고요
휴게소 오른편의 철망펜스 뒤로 들머리가 있는데 이 길은 가끔 단속원이 꼴두새벽에도 나와서 지키고 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주유소 화장실 뒷편길로 가면 안전하다는 속초주민의 말을 듣고 길을 찾다가 길 없는 곳을 그냥 치고 올라 갑니다.
들머리에 들어서 첫번째 만나는 봉우리인 상봉까지는 끝없는 경사길 입니다.
도상거리 2km에 고도 약 500m를 꾸준히 올라야 합니다.
오르는 중간에 작은 샘을 만나 잠시 갈증을 해소하고 힘겹게 오르면 어느 순간 탁 트인 동해바다가 보입니다.
산에서 동해바다가 발 밑에 있는 것처럼 가까워 보이는 산은 이 산이 제일인가 싶습니다.
오늘도 날씨는 맑지만 개스가 차서 조망이 선명하지는 않습니다.
상봉에서 돌길 내리막을 800m 내려가면 화암재에 이르고 화암재에서 400m를 오르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대간길은 좌측길이고 우측길은 신선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여기까지 와서 신선봉을 지나치면 안 되겠죠.
갈림길에 배낭을 벗어놓고 신선봉으로 갑니다.
신선봉은 너덜바위로 이루어진 산인데 사방으로 조망이 좋습니다.
북으로 간성에서 진부령으로 오르는 도로가 굽이굽이 보이고 속초시의 동해바다와 뒤돌아 설악의 삼형제봉과 울산바위가
모두 한눈에 들어 옵니다.
지나치지 않길 참 잘했습니다.
갈림길로 돌아가 배낭을 둘러메고 대간령(새이령)으로 내려 갑니다.
주의할 곳은 신선봉 갈림길에서 약 600m를 내려가면 우측으로 대간길이 이어지는데 직진길이 더 선명하게 나아있어 지나치기 쉽습니다.
신선봉에서 대간령까지는 도상거리 3km지만 경사면 실제거리는 4.3km에 이릅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겹도록 긴 내리막입니다. 고도 500m를 떨어져 내립니다.
대간령에서 잠시 쉬고 마산을 향해 올라갑니다.
대간령에서 마산을 향하는 오름도 크게 가파르지는 않지만 지겨운 오름 입니다. 다시 고도 430m를 올라야 하니까요.
김소장님 사모님께서 리더역을 맡아 선두로 오릅니다.
여지껏 선두에 서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척 놀랍습니다.
일정한 페이스로 쉬지않고 꾸준히 오릅니다.
경사가 심하면 보폭을 줄이고 경사가 약하면 보폭을 늘이면서 일정한 발걸음으로 한치의 흔들림이 없습니다.
말은 없어도 내공이 몇갑자는 되는 것 같습니다.
도상 3km, 고도 400여m를 두번쉬고 오릅니다.
사실 내가 혼자왔으면 한 너댓번은 쉬었다 올라야 하는 길입니다.
결국 내가 쉬었다 갑시다. 손을 듭니다.
저도 체력이 많이 상했나 봅니다. 경사를 만나면 정상에 이를때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오르데 말이죠.ㅋ~
이 구간은 간단합니다.
미시령에서 출발하여 상봉까지 고도 550m를 길게 올랐다가 신선봉에서 대간령까지 고도 500m를 길게 내려가고
대간령에서 다시 고도 380m를 힘들게 처 올리고 마산봉에서 고도차 400m를 계속 내려와야 하는 코스입니다.
한마디로 길게 올랐다 길게 내리는 코스로 도상거리는 16km정도지만 실제로 걷는 거리는 24~5km가 됩니다..
마산에 이르기전 1,080봉을 거치는데 마산보다 높고 전망도 훨 좋은데 이름이 없습니다.
잘났다고 출세하고 열심히 일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이 아니듯 산들의 신들도 그런 면이 있는 듯 합니다.
1,080봉을 찍고 내려와 1km를 가면 마산봉이 나오는데 대간길은 마산봉을 거치지 않고 마산봉 직전에 좌측의 알프스스키장 방향입니다.
그래도 마산봉도 가 봐야죠.
마산봉에 이르면 경관은 별거 없고 북방향 멀리 향로봉이 보이고 산 아래 알프스리조트가 보입니다.
마산봉에서 하산 하면서 힘이 생깁니다.
이젠 다 왔다. 얼른 가서 막걸리 한사발 마셔야지.
긴 내리막 경사도 힘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알프스 리조트에 내려오면 아직 가야할 길이 4km남았습니다.
힘든 것은 없지만 야산과 포장도로를 반복하면서 걷는데 긴 시멘트 포장길을 걷는 것은 무척이나 지리하고 발바닥이 아픔니다.
모처럼 시골길을 걸으면서 사모님에게 말을 걸어 봅니다. 김소장님에게는 관심없습니다...ㅎㅎㅎ
씰데 없는 소리지만 친절하게 답을 해 주십니다.
이럭저럭 진부령 곰상이 보이고 진부령 표지석에 도착합니다.
사진을 몇장 찍고... 찍어주고 찍어받고..
두 분이 프랑카드르 꺼내어 펼친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속으로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가슴이 메어 오는것 같아 아랫배에 힘을주고 입을 힘주어 다무니 진정이 됩니다.
그래도 마지막 산행길에 두 분을 만나서 힘들지 않았고 제 사진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두분이 버스타는데까지 나와 제 떠나는 모습을 보고 손 흔들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두분 제 기억에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새벽 04:55분 산행을 시작합니다.
상봉을 오르는 중간에 샘이 흐릅니다.
상봉을 100여m 앞두고 아침 경관을 둘러보니 멀리 설악산 대청,중청 ,끝청이 보이고
발 아래로 미시령 길도 보입니다.
상봉을 앞두고...
이 코스는 군사진지가 꽤 많습니다. 헬기장도 풀 한포기 없이 손질을 잘 해놓았고 통신선도 많이 깔려 있습니다.
상봉에서
돌산 너머로 보이는 신선봉
.
상봉에서 화암재로 내려서며 기암과 동해바다가 운치있지만 역광이라 바위가 시커멓네요.
신선봉에 올랐습니다. 북동으로 간성에서 산허리를 돌아 진부령으로 올라오는 길도 아름답습니다.
설악 삼형제봉도 보이고 울산바위가 보입니다.
여기는 신선봉 정상인데 정상석은 없습니다.
진달래 군락이 많다고 하는데 제대로 핀 진달래 한 무덤이 상봉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다른 진달래는 아직 꽃망울만 내밀고 있네요.
신선봉에서 깊고 길게 내려와 대간령에 닿습니다. 여기에서 1,080봉까지 400고도를 지루하게 쳐 올라야 합니다.
마산봉
아래로 보이는 알프스리조트
리프트 선을 따라 가다가 오른쪽 숲으로 접어듭니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좌측으로 내려갑니다.
이제 다 왔습니다. 진부령 곰상이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것 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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