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한강기맥(終)

한강기맥 1 (두로봉~운두령)

수정신 2015. 8. 3. 23:04

산행일 : 2015. 08. 02(일)

산행코스 및 거리 : 상원사-두로령-두로봉-두로령-상왕봉-비로봉-호령봉-뽀지개봉-계방산-운두령.  30.8km.

                          상원사 02:40분 출 - 운두령 13:50분 착. 11:10분소요

 

 

한강기맥은 산줄기를 타는 많은 선답자들의 블로그나 카페에 널리 알려져있어 "한강기맥은 백두대간 마루금 상의 두로봉에서 분기하여 뚜렸한 28개의 산과 봉과 그 외의 무명봉이 줄기로 이어가며 남한강과 북한강을 양쪽으로 가르며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의 두물머리에서 맥을 다하는 166km의 마루금이다."라고만 기록하고 별도로 부연하지 않고 산행일기를 기록한다.

 

적을 두고있는 산악회에서 기맥출정을 한다기에 모 산악회에 신청한 한강기맥을 취소하고 두달 넘게 기둘렸는데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더니 결국 완전 취소되고 말았다.

여기 저기 둘러봐도 이미 출발했거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정 뿐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허리 중간에 끼어 마루금을 짜깁기하고 싶지는 않아 개인산행으로 시작하고 도중에 연결되는 산악회가 있으면 합류하기로 하고 한강기맥에 첫발을 내딛는다.

 

개인적으로도 연기를 거듭했던터라 너무 늘어지는 것같아 6~9시 사이 1~4mm의 비소식이 있으나 기상청예보가 틀리기를 바라고, 강우량도 많지 않다니 길을 나선다.

산행거리도 있고 철이 철인지라 물을 잔뜩 넣고(500x9개), 편의점도시락 2개, 빵 4개, 약밥2개, 방울토마토와 육포등 배낭을 싸고 12시에 출발하여 횡성휴게소에 들러 우동먹고 상원사주차장에 주차후(주차비\4000 입장료3,000x2=6.000) 02:40분에 출발.

출발 전에 켠 이놈의 gps는 내내 먹통이다가 40분이 더 지난 북대사에 닿을즈음 위성이 잡힌다.

gps없대서 길 잃을 일 없지만 산행후 복기하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데...

 

 

비로봉에 오르니 기상청 예보에 맞게 북서쪽 하늘이 시커멓게 어두워진다.

바람이나 하늘의 낌새로 보아 무지막지하게 쏫아질 것같다.

여기에서 끊고 다음에 이어갈까 의향을 물어보니 그냥 가자고 하여 금줄을 넘는다.

이게 길인가? ... 

금줄을 넘는 순간부터 미역줄나무 줄기와 잡풀이 무성하여  등로는 형체만 보이는데 발 밑이 보이지 않아 돌부리와 비에 젖은 미끄러운 길로 더듬거리며 헤치고 나가는데 걸음은 더뎌지고 시원스럽게(?) 내리비는 얼굴을 타고내려와 계속 훔치며 간다.

선답자들 산행기 어디에도 비로봉을 넘으면서 한동안 아주 고약한 등로가 이어진다는 얘기는 없다.

낙엽이 진 늦가을부터 잎이 무성해지기 전까지는 등로가 뚜렸이 보이니 발길을 내딛기에 망설임이 없겠지만 풀이 무성한 여름에는 발걸음에 속도를 붙일 마루금이 아니다.

게다가 맷돼지가 파헤친 곳이 많고 면적이 넓어 어디가 길인지 보이지 않아 세세히 살피며 가야한다.

 

이 많은 비가 1~4mm라고?

식사를 하려고 자리를 찾아보지만 두사람 운신할 공간도 없다. 

선 채로 도시락을 까먹는데 밥이고 반찬이고 빗물에 말아 먹는다.

고도 1,300m 이상의 등로라선지 춥고 오한이 온다.

 

뽀지게봉에서 계방산 가는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남은 거리가 어디 가랴마는 한차례 올라치면 잠시 숨죽이고 다시 올라치고 이러기를 10번이나 지나야 비로소 계방산에 이른다.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를 배제하고라도 지겹게 오르고 또 오른다.

 

남한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계방산(1577m)은 이정도 고도이면 구름을 아래로 두고 상큼한 조망이 보일만도 한데 안개에 덮여 아무 조망이 없고 세찬 바람만 분다.

 

운두령을 15:40에 지나는 내면발 진부행버스를 기다리자니 두시간이나 남아 히치하이크로 진부버스터미널 - 상원사행 시내버스(15:30) - 차량 회수후 복귀한다.

 

한강1(비로봉~운두령0).gpx

 

 

 03:20. 임도와 만나는 지점. 상왕봉갈림길이기도 하다.

 

 03:40. 오대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446번 지방도로인 두로령. 이곳에 배낭을 벗어두고 한강기맥 분기점인 두로봉을 다녀온다.

(평창군 진부면에서 홍천군 내면을 잇는 도로로 16.5km의 비포장도로인데 도보 이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 04:10. 백두대간 두로봉 

 

 두로봉. 예전엔 동대산~두로봉이 출입금지구역이라 통제초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금지구역이 해제됐는지 초소가 없어졌다. 

 

 

 ↑↓ 04:17. 두로봉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청명하진 않지만 비가 올것 같지 않다. 이 날씨가 산행 마칠때까지 이어지기를 빌어보고... 

 

 

01:40. 두로령 복귀. 이제부터 본격 한강기맥 줄기에 접어든다. 

 

 ↑↓ 05:20. 상왕봉

 

 

오대산 두로령에서 상왕봉 비로봉 호령봉.. 등을 지나며 참 진귀한 노령의 나무들과 국내산 어느곳 보다도 깊은 원시림을 접하게 된다.

특히 비탐방 구역으로 들어서서는 밑이 보이지 않는 물밑을 걷는 것처럼 깊은 수뤂을 헤치며 걸을때는 여느 산에서 느끼지 못한 야릇한 공포감도 느껴진다.

 

05:34. 상왕봉을 지나 500m를 지나며 동편을 바라보니 해가 떠오르고 있다. 상왕봉에서 조금 기다렸다 일출을 보고 올 것을...

 

오대산의 명물 괴목. 주변이 무척 넓어 겨울이면 산객들이 무리지어 음식을 먹는 장소이기도 하다. 

 

 

 

 

 

 

 

 

1539m헬기장

 

동쪽으로 동대산과 좌측 멀리 노인봉이 조망되고...

 

↑↓ 06:07. 비로봉. 살갗으로만 느낄 정도의 빗방울이 떨어진다. 주변은 더욱 자욱해지고 진행해야 할 남서방향은 더욱 짙어진다.

이곳에서 상원사로 내려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에 다시올까 망설이다 마눌의 부드러운 "그냥 가지 뭐~" 한마디에 그래 쌩쥐꼴이 돼도 가보자 !!

 

 

호령봉 가는 길. 비에 젖은 수풀을 헤치느라 바닥을 볼 수 없으니 톨에 걸리고 미끄러지고 영 고역스럽다.

낙엽이 진 가을이나 눈 녹은 이른 봄에 와야 할 길이다.

 

 

 

 

 

 

↑↓↓.  07:00. 호령봉. 들꽃이 반겨주지만 주변 조망은 전혀 없다. 잠시 서있으니 추위가 밀려와 지체없이 떠난다.

 

 

 

 

 

모싯대

 

↑↓ 07:30. 1530m봉. 구름으로 덮여 조망은 없으나 절벽 낭떠러지기로 보인다.

 

 

여로

 

1490m봉을 내려서며 양호해지는 등로.

 

 

 

 

 

 

 

 

10:00. 뽀지게봉. 정맥길은 급 우틀하여 내려간다.

이곳에서 운두령까지 10km. 계방산까지는 5.5km 남았으니 다 온 것같은 기분에 힘이 나지만 계방산까지 오르고 내리고 가도 가도 끝이 없다.

 

11시30분경, 거리로는 운두령을 약 6km 남겨둔 곳에서 한무리의 맥꾼들을 만나 잠시 인사를 나눈다.

대전에서 온 모 산악회 사람들로 외모에서 산꾼의 포스가 느껴지지만 아무리 준족이라도 잡목이 혼합된 30km 마루금을 당일산행으로 출발했다는게 경이롭다.  

조금 가다 그들 일행을 두차례 더 만나는데 12시경에 26km를 남겨두고 있으니 해 지기 전에 내려가긴 힘들 것이고 모쪼록 안전하게 산행하고 무사복귀를 바랄 뿐이다

 

 

 

12:18. 계방산 주목군락지. 노동계곡을 거쳐 이승복기념관으로 하산하는 등로이다.

 

12:30. 인적이 없는 계방산에는 강풍이 불고있다.

 

 

12:35. 계방산 야생화원

 

털중나리

 

 

13:50. 운두령(1089m). 우리나라에서 차가 넘나드는 높은 고개 빅3중 하나.

태백산 만항재(1330m)가 제일 높고, 지리산 성삼재(1104m), 그리고 운두령이다.  

 

다음 구간을 어찌 갈 것인가?

먼드래재까지 가기엔 좀 무리인 것 같고 중간 구목령에서 끊으려니 접속(7km)과 교통과 비용이 부담이 되고...

운두령~먼드래재 안가신 분 계시면 연락 주세용~  ^^ 

한강1(비로봉~운두령0).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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