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22차 산행(설옥리-괘일산-서암산-방축재))
산행일시 : 2013. 10. 10(화)
산행코스및 거리 : 설옥리-1.4-삼봉재-1.6-괘일산-0.9-설산갈림-1.7-설산왕복-3.8-서암산-3.4-봉황상-2-88고속도로-2.4-88고속도로-1.1-
방축재(24번국도). 18.3km(gps)
설옥리 10:02분 출 - 15:48분 착
기상청 예보를 보니 남도지역에 약간의 비가 내린다고 한다.
갈아 입을 옷을 여벌로 한벌 준비해 가니 약간의 비 정도야 맞아도 되지라는 생각에 1회용 우의를 넣고 간다.
가는 도중에 비가 차창을 때리는데 참 을씨년스럽게 제법 많이 온다.
다행이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날이 개이고 산행목적지에 내려서니 비온 뒤라 깔끔하고 시원스럽게 괘일산과 설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일행들은 성림수련원에서 괘일산 등산로로 바로 오르고 나와 한 사람은 지난번 하산한 삼봉재로 접속하여 괘일산을 오른다.
괘일산은 암산으로 노송은 아니지만 장년의 수령을 가진 멋진 소나무들과 바위와 절벽으로 이루어진 아주 멋진 산이다.
규모가 작은 것이 좀 아쉽지만 바위에 올라서면 정동 방향으로 지리산의 능선이 한눈에 조망되고 농촌과 작은 산들도 포근하게 아름답다.
괘일산을 내려서 약 1km를 가면 설산 갈림길이 나오는데 설산은 정맥이 지나는 산은 아니지만 꽤나 알려진 산이므로 들렸다 간다.
삼거리에서 약 800m 떨어진 산이라 가볍게 생각하고 오르다 조금이라도 뻘리 다녀오려는 생각에 배낭을 벗어놓고 금샘을 거쳐 설산에 올라보니 조금전과 달리 안개구름이 많아 조망이 없다.
되돌아 내려오는데 우측에서 일행들이 올라오기에 호기심 발동으로 다른길도 밟아보고 내려가자는 생각에 우측으로 내려간다.
한참을 가다가 아차 싶다. 배낭 벗어놓은 길로 가야하는데 다시 되돌아 가긴 넘 많이 왔다. 정맥 갈림길까지 갔다가 다시 금샘길로 올라가 배낭을 회수하여 갈림길 삼거리로 돌아 온다.
조금 가다보니 일행 두명이 등로에서 밤을 줍고 있다.
산행 초기에 밤을 주우면 배낭이 무거워서 어찌 가렵니까... 몇마디 농을 건네고 계속 길을 간다.
민치에 이르니 다른 한 분이 밤을 줍고 계신다.
지나치려는데 눈에 띠는 밤알을 보니 아까와는 양이 다르고 질이 다르다.
gps를 보니 산행 시작한지 두 시간이 채 안되 7km를 넘게 왔다.
잠시 주워서 가자!.. ㅎ 바쁘게 주워담았음에도 헉! 30분이 지났다.
갑자기 비가 내린다... 아니 쏟아진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 지나가고 나 혼자 꼴찌라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는데 오르막 같지도 않은 것이 왜 이리 힘들지?
산행을 할수록 무게가 줄어야 함에도 밤을 주워 넣어 뒤에서 당기는것 같이 힘이들고 가슴이 터질듯 하다.
이미 주운것 버릴수도 없고....아고....
서암산도 정맥길에서 벗어나 있지만 죄측으로 왕복 400m 떨어져 있어 들렀다 가는데 이 서암산 경사가 코에 닿을 듯 가파르다.
서암산에 올랐어도 정상목만 있을뿐 짙은 안개로 어디가 어딘지 주변을 알 수가 없다.
검은 찰흙의 등로는 비에 젖어 오르는데도 배의 힘이들고 내려오는데도 기어서 내려온다.
비가 오지않은 산행 초반까지만 등로와 날씨가 좋았다.
설산을 지나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옷은 걸레처럼 푹 젖어 몸에 들러붙은 상태로 잡목과 가시덩굴을 헤치며 옷과 배낭이 계속 걸렸고 얼굴도 조심하며 걸어야 했다.
1회용 우의를 입었으나 가시에 찢겨 너덜거리니 우의를 입으나 안 입으나 매 한가지였고 등산화도 물이 흥건하여 쇳덩이 하나를 발목에 차고 가는 듯 했다.
일반국도보다 못 한 88고속도로에 이르니 바라보이는 고지산이 비안개에 가려져 정상 부근이 보이지 않으니 더욱 높게 느껴진다.
고속 질주하는 고속도로를 횡단할 순 없고 우측 어딘가에 토끼굴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계속 가도 보이지 않는다.
내려와서 반대편으로 가야 통로가 있나 하는 생각에 원점으로 가려고 되돌아 보니 너무 많이 와 있다.
그냥 고속도로 가변차선을 타고 가다가 정맥길로 접어들어 방축재로 간다.
정맥길을 이어가려면 무단횡단을 할수 밖에 없는 88고속도로는 현재 확장공사 중이다.
확장공사가 끝나고 나면 목숨을 걸고 무단횡단 해야 하는데 도로공사에서 정맥꾼들을 위해 통로를 설치해 줄리도 만무하고...다른 방법이 없다.
방축재에 도착해도 비는 계속 내리고 옷 갈아입을 마땅한 장소도없고... 버스 뒷자석에서 갈아입고 귀경을 한다.
좋지 않은 길에 길찾기도 만만찮은 이번 산행은 무사히 마친 것에 감사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산행에서 밤줍기등등 절대 딴 짓 안한다.
(고지산은 우회하여 트랙에 없음)
▲ 설옥마을에서 내려 우측으로 보이는 괘일산과 설산
▲ 성림수련원 입구에서 괘일산 등산로가 있다.
지난번 하산한 삼봉재를 오르며 바라 본 괘일산.
▲ 삼봉재안부 접속
▲ 등로를 오르며 멀리 안개에 쌓인 지리산을 조망한다.
▲ ▼ 멀리 지리산 조망.
▲▼ 정 동향으로 지리산을 조망한다. 40여km 거리에 있다.
▲ 뒤로 보이는 설산
설산 오르는 길에 금샘이 있다.
▲ 정북 방향으로 설산 줄기의 안산과 큰고랑산이 흐르고
▼ 동쪽으로 보이는 호미봉.
▲ 설산 갈림길
서암산. 오름길이 코에 닿을 듯 하다.
복숭아 과수원.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를 따라 길게 내려가면 파란 지붕의 농가가 보이는데 농가 앞으로 난 포장길을 계속 따라가야 한다.
나는 본 정맥길을 따랐는데 밭으로 막혀있고 길이 없어 조금 고생하다 밭둑길로 임도에 합류한다.
▲ 산이라기보다 능선의 일부로 보이는데 지형도상에 이름이 올려져 있다.
88고속도로. 급경사 철계단을 내려와 토끼굴을 찾아 우측으로 한참을 올라가는데 토끼굴이 보이지 않는다.
나중 알고보니 그냥 콘트리트 중앙분리대를 넘어가야 한다.
차량이 뜸한 것 같으나 원체 고속으로 달려서 횡단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
고대산을 오르지 않고 도로를 따라 총 3.5km를 걸어 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고속도로 무단횡단을 피할 수 없다.
방축재. 좌측 10km에 당양읍, 우측으로 8km에 순창읍을 가르는 고개이다.(북진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