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0차 2일째 산행
산행일시 : 2013. 6. 28(금)
산행코스및 거리: 봇재-5.2-한재-3.2-일림산(626.8m)-2-삼비산(664.2m)-2.6-561.7봉-2.4-사자산(666m)-3.9-제암산(778.5m)-2-작은산(682m)-2.6-감나무재
24km(gps). 봇재 04:00 출 - 12:36분 착
찜질방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설잠을 자다가 03:10분에 일어나 택시로 봇재에 도착하니 03:50분이다.
집에서 분명 점검을 하고 왔는데 헤드렌턴이 시원찮아 불빛이 티미하여 들머리부터 고생을 한다.
봇재에서 등로가 뚜렸치 않은 잡풀을 헤치다 녹차밭이 나오는데 활성산 밑이다.
등로는 녹차밭이 등로를 가로막고 좌우로 임도가 있는데 활성산을 오르려고 길을 찾아도 어둠속이라선지 찾을 수 없다.
가로로 줄서있는 녹차줄기를 허들 넘듯이 넘을까 생각해봤지만 많은 줄기를 타고 넘기도 녹녹찮고 넘는다고 해도 망가질 것 같아 좌측으로 난 임도를 따르다 녹차밭이 끝나는 지점에서 활성산으로 오르려고 생각하며 임도를 따르는데 잡풀 무성하고 고르지 않은 임도길을 걷는 무척 힘이든다.
잡풀이 임도 양쪽에서 자라나와 길을 덮고 임도에서 자란 풀도 무성하여 임도를 덮고 이슬에 젖어있어 바지와 등산화가 비맞은 것처럼 흠뻑 젖어버린다.
내가 걸어 간 임도길과 활성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삼수길에서 만나는데 보니 활성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보성군에서 예초작업을 하여 고속도로처럼 순탄하고 고도차 없는 임도길은 디딤발이 불균형하고 허리까지 덮이는 잡풀과 이슬과 거미줄과의 싸움이었기에 속도도 나지 않고 에너지 소비량이 더 많은것 같았다.
일림산(日林山).
전남 보성군과 장흥군 사이에서 3년여간 논란을 벌였던 산이름 논쟁은 일림산으로 결정됐다.
전남도는 보성군 웅치면과 장흥군 안양면 경계에 위치한 해발 667.5m의 산 이름에 대한 지명심의위원회를 열고 일림산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3년여 끌어 온 지명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으며 조만간 중앙지명위원회 심의와 고시를 거쳐 국토지리원 지도에 표기하게 된다.
전남 보상군 웅치면과 회천면 경계에 솟은 일림산(667.2m)은 제암산(807m)과 사자산(666m)을 지나 한풀 꺽이면서 남해바다로 빠져들 듯하던 호남정맥이 다시 힘을 모아 산줄기를 뭍으로 돌려 북진하는 지점에 솟은 산이다.
사자산에서 일림산쪽을 바라보면 능선이 뚝 떨어지면서 맥이 물에 잠기는 듯하지만 한 순간 불룩 솟구쳐 호남정맥을 광양 백운산까지 이끄는데 큰 몫을 하는 산이 일림산인 것이다.
일림산은 해발고도가 높지 않지만 해안으로 바로 솟구쳐 장벽처럼 기운차기 그지없다.
그런 가운데 정산부의 산세는 산중고원과도 같아 부드러운 산악미를의 전형을 보여준다.
철쭉꽃이 만발하는 곳이 바로 이곳으로 철쭉꽃이 지고난 다음에는 초원으로, 그후에는 누런 억새밭이 대신하는 등, 끊임없이 변신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일림산은 보성 일원이 우리나라 최대의 녹차생산지로 부상케 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맥반석 지질에 해양성 기후와 내륙성 기후가 만나 늘 습한 기운이 유지돼 차가 자라는데 최적의 조건을 제시한다. 정상 남동쪽 기슭의 홍차밭을 비롯, 동쪽 활성산 기슭의 보성다원 홍차공장, 대한홍차 보성농장 등, 이 일대에서 생산되는 녹차는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세가 좋다보니 문화적으로도 풍요로운 곳이 일림산 기슭이다.
산 아래 도강 마을과 영천 마을은 서편제의 본향으로 명창이 여럿 나온 곳이다.
서편제는 남성적인 판소리인 동편제에 비하여 한 맺힌 여성의 소리로 알려져 있다.
소리꾼들이 득음을 위해 피를 토하면서 훈련을 쌓는 곳으로 알려진 흑운계곡 득음폭포가 있는 영천은 보성 소리를 대표하는 정응민 명창의 고향이다. 그는 이곳 태생으로 국창의 자리에 오른 저상현씨 등 제자를 길러냈다. (신문기사의 펌글)
▲▼ 다원펜션 마당을 지나며 연결로가 있다.
▲▼ 활성산에서 정상을 거치지 않고 좌측 임도를 따르다 활성산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등산로를 예초기로 닦아놓았다.
▲ 잡풀을 헤치며 걸어온 임도
▲▼ 삼수마을. 정자와 상수시설이 있다.
▲삼수마을에서 시멘트포장 임도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길멜농장을 지나 895번 지방도 가에 있는 삼수마을 입구.
▲ 413봉을 지나며 약간의 시야가 트이며 895번 지방도 한치재와 연결된 회령리 마을...지척에 있는 고흥만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가야 할 봉우리들이 겹겹이 기다리고 있다. ..구름에 가려진 일림산 전 전망봉이 보이고 저 멀리 보이는 것은 ?? ...
▲▼ 626.8m봉. 지도에는 이 곳이 일림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이정표에는 626고지로 안내되어 있는데 연유가 궁금하다.
이곳에서 1.5km를 더 가면 삼비산이 있는데 그 곳에 일림산 정상석이 있다.
▲ 부드럽게 솟아있는 봉이 일명 일림산이다(지조상엔 삼비산). 운무에 가려 주변 조망이 없어도 산세를 보니 사방의 조망이 어떠할지 상상이 간다.
제암산 사자산의 철쭉군락이 이름을 날리지만 일림산의 철쭉에 비할게 아닌가 싶다.
▲▼ 일림산 정맥길에서 200m 벗어나 있는 보성강 발원지 선녀샘.
더운날 200m 내려갔다 오는 것도 힘들드라..ㅜㅜ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용추계곡 유원지로 향한다.
▲ 지형도상의 이름은 삼비산이다. 자꾸 혼동된다. 지지체간의 명칭문제인지
▲ 골치재.용추게곡 갈림길.
▲ 사자산 가는 길에 지나온 능선길을 뒤돌아 본다.
▲ 사자산 두봉. 사자 머리부분 닮아서...
사자산에서 지나온 능선을 다시 돌아보고... (겹겹의 능선을 다 지나왔다.)
▲ 제암산 철쭉평원비.... 예전 철쭉꽃이 만발할때 마눌과 왔을때엔 사람에 치이고 중간 중간에 막걸리도 팔곤 했는데 오늘은 산책나온 사람도 없다.
▲▼ 멀리 제암산이 보이는데 안부까지 깊게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 제암산
▲▼ 뒤돌아 보는 제암산. 능선길이 햇볕에 통째로 노출되어 있어 올라오는 열기로 숨이 막힌다.
▲ 제암산에서 굽이 굽이 지나온 능선.
▲ 큰 산
▲ 감나무재에 내려선다.
새벽 네시에 오르며 택시기사님에게 예약을 한다. 속으로 7시간정도 소요되니 11:00에 부탁할까?... 하다가 넉넉하게 12시에 약속을 했다.
감나무재에 내려서니 12시 30분이 다가온다.택시를 불러놓고 도로에 서 있으니 장흥택시가 빈차로 오기에 보성택시에 전화하여 장흥으로 나가갰다고 얘기하니 흔쾌히 잘했다며 전화줘서 고맙다고 한다. 장흥택시에 배낭을 실는데 장흥행 관내버스가 잠시 멈칫하다가 지나간다.원.. 됀장...
▲ 장흥방향
▲▼ 지도상에는 감나무재로 표시되어 있다.
감나무재는 본래 감(枾)나무(木)가 많아 시목재로 부르기도 하는데 장흥군에서는 갑낭재가 변음되어 감나무재로 변한 것이라 주장한다.
나는 언뜻 감나무재가 전라도 특유의 발음탓에 갑낭재로 변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산길을 걸으며 칼집에서 보검을 빼는 형상은 전혀 보이지 않는데.... 암튼 요런 덕분에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에 있는 이 고개 이름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감나무재에 내려서 씻을 곳을 이리저리 찾다 포기하고 장흥택시를 부른다.
장흥의 사우나에서 샤워를 하고 장흥→광주→성남→광주(경기)로 귀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