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명산 함께하기..

속초 화암사에서 미시령 고갯길...2

수정신 2013. 2. 18. 14:35

 

이어서 말하지만

오르막만 오르면 산행은 끝난거라 생각했지.

사진찍고 10여m가니 또 암릉인데 어디가 길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고, 이 구간을 지나니 다시 눈덮인 산길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선행자의 발자국이 뚝 끊겨 전혀 안보이는 거야. 아마 이쯤에서 돌아 갔나봐.

이대로 나아가면 대간길과 만난다는 믿음에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허벅지 쥐가 나도록 걸었는데 도무지 길이 안보여.

이때야 뭔가 이상하다 생각되어 gps를 꺼내보니 대간길을 지나쳐 있더라구.

사방이 눈이라 길의 흔적이 전혀 없어 gps에 의존해서 가야 하는데 gps밧데리도 가물 가물 거리는데 아는 친구는 알겠지만 야간에는 독도도 헤드렌턴도 무용지물 이라는거 알잖아

현재시간 16:40분. .... 계속 진행은 새장가 가겠다기 보다 같이 죽자는 얘기밖에 안되는거고 일단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위기감.

미시령으로 내려가 휴게소에서 따끈한 차 한잔하면서 콜택시를 불러 화암사로 가서 차를 회수해야지...

근데 하산길도 길이 없어 지그재그로 푹 푹 빠지고 자빠링하면서 내려오는데 내가 전에 과연 이 길을 갔었던가 의구심이 들더군.

 

 

 

 

구멍을 빠지지 않고 가나? 우회했다가 다시 돌아와 빠져나간 구멍.

 

 

 

 

암벽길을 빠져나와 길 없는 눈밭을 헤메다 허벽지 쥐가 올라 마눌을 앞세운다.

역시 한수 위다. 난 지휘관 위치에서 요리조리 지시를 하고 터놓은 길을 따라간다....

에구~~~ ㅉㅍㄹ 

 

  

 

대간길을 찾았다.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은 없지만 상봉까지 올랐다 내려 오려고 조금 더 진행을 하지만

얼마 못가 포기하고 미시령으로 발길을 돌린다. 

지나온 울 둘의 흔적.

 

통박으로 내려오는 하산길.ㅎㅎ 

 

미시령 하산 완료... 고도가 있어선지 귀가 시렵고 땀이 식어선지 한기가스며든다.

내려서면서 혹시 감시원이 지키고 있을까 ....걸리면 벌금인데...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살피고..

 

 

근데... 이거 뭐지? 차가 한대도 안보이네? ... 휴게소 죽쑤겠네?

자세히 보니 승용차는 못 올라 오겠구나...

폐쇠된 미시령휴게소

 따끈한 커피한잔 마시기는 틀렸구나...이런 젠장.

얼렁 택시불러 속초로 나가자....

 

그 런 데... 이거 뭐꼬?

속초택시에 전화를 걸어 내려가고 있으니 택시가 올라올 수 있는 곳 까지 올라오시라...

(혹시 늦게 올까봐.. 거의 다 내려 왔으니 빨리 오시라...뻥을 치고)

전화를 걸고 열라게 내려오는데... 뻥을 친 잘못으로 열라게가 아닌 ㅈㄴㄱ 내려 오는데 가도 가도 눈밭이더라.

택시회사에서 전화가 와 받아보니 애시당초 미시령 고갯길 입구에 바리케이트로 막아놔서 못 올라오며.!

입구에서 화암사까지 3km인데 속초에서 3km요금 받자고 20분을 걸려서 오겠냐.!

.......할 말 없지 뭐.

결국 마눌 생일날.

미시령 정상에서 도로까정, 도로에서 화암사까정 뭐나게? 걸었다는...

심적으로 잊혀지지 않을 선물을 심어 줬다는거.  

 

한하운의 가도가도 황토길이 왜 떠오르느겨

무더위에 홀로가는 한하운을 생각하면 난 얼마나 행복한겨 

그녀의 가슴에 숙명으로 녹아있는 난

그 여인이 있는 난

어느 길을 못 갈까.

 

 

 

 

 

 

 

 

 

스님들 깰세라 헤드랜턴도 못 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