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산
산행일시 : 2013. 01. 15 (화)
산행코스 : 증심사입구 - 증심교 - 토끼봉 - 동화사 터 - 사양능선 - 중봉 - 서석대 - 입석대 - 장불재 - 중머리재 - 송풍정(당산나무) - 증심사 -
증심사 입구(원점회귀)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
산악회를 이용하여 회원 19명과 동행하여 다녀온다.
전라도 광주의 무등산..... 꽤나 먼 거리로 인식된 산이었는데 산악회 버스로 죽전에서 휴게소 30분을 포함하여 3:15분이 소요되는 멀지 않은 산이더라.
네비를 찍어보니 죽전에서 약 270km.
증심사 입구는 대중교통이 원활한 무등산의 대표적인 들머리다.
들머리에는 메이저급 등산의류점들과 식당들이 즐비하다.
입구인 증심교에서 서석대까지 표고차 약970를 오르내림 없이 꾸준히 높여가고 서석대에서 들머리까지 완만하게 꾸준히 내려오는 편안한 산행길이다.
솟아있는 형태는 소백산과 같고 능선에 올라서면 낙옆 활엽수종들이 바람에 자라지 못하고 분재형태로 나즈막하게 눌려 자라있고 주변으로 초원의 형태를 보인다.
영남알프스나 민둥산 같이 시야를 가로막는 잡목이 없고 멀리 지상과 하늘을 구분지어 주는 기평선이 선명한 획을 그어주는 시원스런 분지의 산이다.
고맙게도 포근한 봄날 같았다.
설산에 상고대를 기대하며 올랐지만 추위와 바람속의 상고대 대신 겨울산의 고요한 적막감이 좋았다.
사방을 막힘없는 하늘 밑의 큰 공간을 온 몸으로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움추리거나 늘어지면서 느끼는 계절의 자극도 산행의 진미를 느끼게 하지만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몸을 보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따스한 능선길.
정상을 보며 부지런히 발걸음 놀리다 뒤돌아 보니 지나온 경치는 더 아름답더라.
이젠 산을 가면서, 길을 걸으면 자주 뒤돌아 보리라.
아내는 앞서 사라지고 혼자 걷는 길. 그렇게 걷다가
정상에서 아내를 만나니 얼마나 반갑던지 내 마눌 같지 않게 새롭게 반갑더라.
거리는 짧지만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주상절리 같은 바위들이 참 신기하네.
동그마니 떨어진 비석돌 같은 바위가 어떻게 저렇게 서 있을꼬.
태풍이 불면 넘어가지 않을까?
저거 한 덩어리 떼어다 우리집 마당에 세워 놓을까? 문패로 쓸까?
마눌에게 저거하나 지금 들고 갈까? 물으니 사람들 없을때 떼어가잔다. ㅎㅎㅎ
제 신랑을 삼손으로 여기는 걸까?
너무 갖잖아 빈정거리는 걸까?
우야튼 같이 농담해주는 아내가 더욱 사랑스럽다.
하산해서 한잔 걸치고 오면서 단잠자고, 죽전에 도착하여 갈비탕에 또 한잔 걸치고 집에 들어오니 잠이 그렇게 단맛인줄 몰랐네.
동화사터에서 장불재까지 민둥산이라 무더운 여름 뙤약볕을 빼고 계절마다 한번씩 다녀오고 싶은 산이다.
토끼등.
서석대
↑↓ 멀지 않게 무등산 정상이 보이는데 군사시설로 통제구역이다. 1년에 4번 개방한다는데 정상에서 반대편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일품이란다.
아래. 승천바위
송풍정의 당산나무. 수령 450년이라는데 수령치고 무척 굵고 잘먹어선지 썩은 옹이하나 없이 깨끗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