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정맥/백두대간(終)

백두대간 17번째 산행 10.05.17 (조침령~한계령)

수정신 2010. 5. 22. 11:59

 

조침령-7km-북암령-2.9km-단목령- 4.2km-오색삼거리-2.1km-점봉산-1.4km-망대바위산-5.6km-한계령

                                                                                         (23.2km) 10시간03분소요 

 

이번 구간은 대간길중 국공파의 단속이 가장 심한 구간이다.

무기한 입산통제 구역인데다  산불 방지기간이 아직 끝나지도  않아 설악산 대부분이 입산금지 구역으로 묶여있는 중이다.

그래서 북진하는 대부분의 산악회에서  이구간 만큼은 한계령에서 단목령, 단목령에서 조침령으로 구간을 끊어서 남진을 한다고 한다.

단속 초소는 단목령과 한계령 날머리.

펜션주인의 말로는 단목령지킴이가 아침 7시쯤에 나오니 7시 이전에 단목령을 지나면 된단다.

그럼 일찍 출발하여 단목령을 피해간다 해도 한계령초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계령 초소를 내려가기 전 좌측 필례약수터 길로 빠지는 곳이 있기는 한데 공단 직원들이 초소에 앉아있는 것이 아니고

두명이 순찰을 돌고 있다고 한다.

조명호씨 왈 "사람 인기척이 들리면 숨거나 걸리면 잘 얘기하면 봐주지 않겠냐?"라고 하는데 가당찮은 얘기다.

수풀이 우거진 여름이라면 모를까 시야가 훤한 봄날에 어디로 숨을것이며 잘 얘기한다고 봐줄 사람들도 아니다.

나도 한계령으로 올라가 남진을 할까? 아니면 두 구간으로 끊어서 할까? 고민하다 그냥 밀어 붙이기로 한다.

만약 걸리면 그냥 도망가야지. 죽어라 도망가는 놈 잡기가 쉽지 않을테지...

주인장에게 03:50분에 택배를 부탁하고 03:00에 알람을 해놓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이생각 저생각에 설잠으로 보낸다.

 

조침령을 출발하여 오르내리다 보면 7km거리의 북암령에 도착하는데 북암령에서 긴 오르막이 시작되고 높은 산을 하나 넘어 단목령에 도착하게된다.

단목령을 지나면서도 긴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크게 가파르지는 않지만 점봉산까지 내리막은 없다.

이 정도면 어제 지나온 구룡령~조침령 구간에 비해 양반길이다.

길을 가면서 오른편으로 설악산을 조망하면서 가기때문에 지루하지는 않다.

그러나 오색리 사거리에서 2.1km거리의 점봉산까지 평지길 하나없이 계속된 오름이라 무척 힘이든다.

오색사거리 표고 :930m.  점봉산표고 : 1,424m. 2.1km의거리에 고도 500m를 올라쳐야 한다.

한계령에서 대청봉까지 약8km의 거리에 표고차 900m인것을 감안하면 감이 오지 않는지...ㅎㅎ

점봉산에 오르면 북서쪽 방향으로 1,450m의 가리봉이 가부좌를 틀고 앉은것처럼 육중한 모습으로 솟아있고

오른편으로 설악산의 큰감투봉- 귀때기청봉-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엄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대청봉을 몇번 올랐으나 공룡능선과 용아장성의 절경, 속초와 탁 트인 동해바다만  보아 왔을뿐

다른 곳에서 남설악의 전체적인 모습을 조망하기는 처음이다.

대간길을 걷지 않았다면 볼 수 없었던 경관이다. 물론 오색에서 점봉산을 오르면 되겠지만....

점봉산에서 내려오는 길목에 있는 망대암산은 1,150m의 고도인데도 하산길에 있어서인지 산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비행접시바위(930m)에서 1,157봉으로 또다시 오름이 시작되는데 경사길도 길거니와 산죽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후덥지근한 습기가 더해져 꽤나 힘들다.

비행접시바위에서 경사길을 힘겹게 올라 도착하는 봉우리는 1,157m봉이 아니라 1,150m봉우리다 .

봉우리에서 평탄한 길로 700~800여m를 더 가야 1157m봉인데 

경사길을 힘들게 오른만큼  룰루랄라 가볍게 가게 되는데 여기서 신경을 써야한다.

주의할 것은 봉우리에 올라 400 여m를 가다보면 대간길이 급우회전도 아닌 4시방향으로 꺽어진다.

역방향으로 갈라져 있어 나는 갈림길에 서 있으면서도 한참을 헷갈렸다.

여기서부터 필례약수길과 한계령 감시초소가 만나는 지점까지 약 1km 남겨놓고 남설악의 험한 암릉길이 시작되는데

대야산의 직벽구간이나 속리산~밤티재의 험한 암릉에 비할바가 아니다.

산 능선을 이편 저편으로 넘나들며 발디딜 자리나 손잡을 곳도 없는 위험한 암벽구간이 많고 

안전시설도 전무한 상태라 각별히 조심해야 하고 시간도 무척 많이 소요된다.  

 

  

 조침령에서 1km를 가다 첫번째 만나는 이정표. 대간길은 좌측으로 90도 꺽어진다.

 

 양양 방면의 일출

 

 

양수발전소.?? 화력발전소 풍력발전소 수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는 들어봤지만 양수발전소는 처음 들어본다. 어떤 것일까?

나중에 사전을 찾아봐야겠다. 

 

 조침령에서 5km지점의 삼각점 1,138m.

 조침령에서 7km 거리의 북암령. 너른 공터로 멧돼지가 파헤쳐놓은 흔적이 사방곳곳에 널려있다.

 

 

단목령. 다행히 아무도 없다. 역시 평소에 덕을 쌓으며 사는 사람은 하늘이 도와주는게 맞나부다. ㅋ~

삼겹살에 소주한병 차고 놀다가면 딱 좋을듯한 장소.이곳부터 산죽수풀 사이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막을 오르고 나면 오른쪽 잡목사이로 설악산의 모습을 보면서 걷게된다. .

 

멀리 보이는 설악산 대청봉.

 

 오색리 사거리. 표고930m.  점봉산까지 2.1km남기고 계속 오르막이다..

 

점봉산 오름길. 꾸준히 오르지만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을듯이 오른다. 2km가 상당히 멀게 느껴진다.

 

점봉산 정상에 다다를즈음 멀리 귀때기청봉이 보이고...

 양양과 동해바다도 보인다. 멀리 보이는 산들은 완연한 봄인데 지나온 대간길은 겨울의 모습이다.

 고도도 비슷한데 지근거리에서도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걸어온 대간길 멀리 보이는 양수발전소.

 

 

좌측으로 가리봉과 중간의 큰감투봉, 오른쪽의 귀때기청봉,

오른쪽으로 서북능선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파노라마로 웅장하게 펼쳐진다.

 

점봉산의 높이와 비례해 바람도 몹시 센듯하다. 혹독한 바람을 맞으며 한쪽으로만 크고있는 소나무

 

망대암산. 용의 꼬리인가?  1,150m의 높은 산임에도 길가의 산에 불과하다.

 

비행접시바위. 이곳에서 산죽수풀로 긴 오르막을 오른다.

 

양양방향의 동해바다

 

알바!!!.......1,157봉을 지나 무심코 오다보니 거북이가 엎드린 형상의 바위를 만난다.

멀리 한계령 휴게소도 보이고  귀때기청봉이 바로 앞에 있는듯 하다.

그러나 이 바위를 만나면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갈림길. 누워있는 통나무를 넘어가지 말고 오른쪽 등 뒤로 길 같지 않은 바윗길을 넘어가야 한다.

나는 저 통나무가 누워있는 의미를 모르고 그냥 넘어서서 앞사진의 거북바위와 이곳을 세차례나 왕복했다.

여기서부터 한계령까지 험난한 암릉길이 시작된다.

1km도 안되는 거리에 1시간이상 소요될 정도로 난이도가 있지만 힘든만큼 설악의 아름다운 이면을 볼수 있다. 

 

 

 

암릉을 이편 저편으로 넘나드는 중에 로프가 매어져 있는곳은 이곳 하나밖에 없다. 

동행인이 있다면 5~10m 정도의 로프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듯 하다. 시간도 단축될겸...

 

1,421m높이의 가리봉 

 

필례약수터로 가는길 

 

굽이굽이 돌아가는는 한계령의 고갯길도 위에서 내려다 보니 아름답다. 

 

감시초소를 피해 내려온 길.

내려오면서 감시초소를 살펴보니 사람 움직임이 보인다. 

다시 올라가 필례약수길로 빠지는 길을 찾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하산 마지막에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빠지면 초소가 나오고 직진하여 10m가량 올라가면 바위가 나온다.

바위 맨 위에서 3~5 발자국 내려와 오른쪽(감시초소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진달래나무를 몇m 헤치면 길이 보인다.   

 

필례약수로와 한계령 고갯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한계령휴게소를 한컷 담고 도로를 따라서 휴게소까지 걸어간다.

 

내일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온다고 한다.

하루 쉬고 다시 오기로 하고 집으로....

한계령에서 서울로 오는길은 원통으로 가는것이 제일 빠르다.

원통택시를 부를까 하다보니 한계령을 지나는 버스편이 있다.

                     속초발 서울행 버스가 한계령을 지나는데 미리 길가에 나가서서 세워야 한다.

                               16:50분 차표를 끊고나서 길가에 서있으니 버스가 올라오는데 그냥 휙 지나가 버린다.

 그냥 서 있으면 세워주는줄 알았더니 큰 모숀으로 손을 들고 세워야 선단다. 

  이일을 어쩌나. 집에는 가야하는데....

 휴게소 매표소에 들어가 제대로 알려주지 그랬냐 어쩌구 하는데

지금 차가 또 오구 있으니 빨리 나가보란다. 

으잉?,,, 마구 달려 버스를 타구보니 완전 완행버스다.

앞서 놓친 버스는 직통으로 동서울까지 2시간20분 걸리는데

이 버스는 온 동네마다 다 들리고 동서울까지 가는데 4시간이 걸린다.

이 차가 막차라니 어쩔수 없다. 터덜터덜 지루하게 서울로 올라온다.

언제 다시 이런 버스를 타 보겠나. 생각하면서 위안을 한다.